트레이닝 존을 나누는 기준
- 심박 대신 LT를 보아야 하는 이유
“힘들지 않은데 심박이 너무 높아요.”
“저는 존2를 하려면 걷기 페이스가 나와요.”
흔히들 트레이닝 존을 나누는 기준으로 심박을 활용합니다. 스마트워치의 대중화와 함께 심박
수치에 대한 접근이 수월해졌고, 워치를 이용하여 심박을 측정하고 이를 통해 존을 나누어
트레이닝에 적용합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에게는 심박을 통한 트레이닝 존의 구분이 맞지 않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힘들지 않은데 심박이 너무 높은 경우나 심박수를 낮추기 위해서는 거의 걷는
수준의 운동을 해야 하는 경우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심박은 사람마다의, 또
상황마다의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사실 트레이닝 존을 구분하는 보다 정확하고 엄밀한 기준은 젖산 역치(LT, Lactate Threshold)
입니다. LT를 활용한다면 혈중 젖산 농도의 변화를 통해 트레이닝 존과 운동 강도를 구분할 수 있고, 이는 일률적으로 심박 존을 구분하는 것보다 정밀하게 존을 나누고 개인의 운동 역량을 평가할 수 있게 됩니다.
젖산(Lactate)과 LT
젖산(Lactate)은 글리코겐(혹은 포도당)이 무산소성으로 대사될 때 생성되는 최종 산물입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빠르게 에너지를 생산해내야 할 때 신체는 ‘해당과정(Glycolysis)’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글리코겐은 피루브산으로 분해되고, 산소가 충분히 공급될 경우 생성된 피루브산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 추가적인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그러나 산소가 부족할 상황에서 피루브산은 젖산으로 환원됩니다. 높은 강도의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 요구되는 에너지를 유산소성 대사를 통해 충당하기에는 산소가 부족할 때 젖산이 생성되는 것입니다. 생성된 젖산은 다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될 경우 피루브산으로 전환되어 유산소성 에너지 대사에 활용되거나, 혹은 간으로 이동하여 포도당으로 재합성됩니다. 운동 강도와 운동 전후 산소 공급의 원활성에 따라 젖산의 생성 및 처리가 정도가 달라집니다.

LT(젖산 역치)는 혈중 젖산 축적 양상이 변화하는 지점을 의미합니다. 젖산 축적에 따라 혈중 젖산 농도가 높아지면 근육이 수축하는 힘이 감소하기 때문에 LT는 지구력 운동 능력을 나타내는 주요한 지표로 활용됩니다. 혈중 젖산 축적 양상은 크게 두 지점에서 변하기 때문에 LT는 2개가 존재합니다. 이를 각각 LT1와 LT2라고 ‘유산소 역치’와 ‘무산소 역치’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역치에서의 운동 강도를 LTP(Lactate Threshold Point)라고 표현합니다.
LT의 측정
LT를 측정하는 방법은 대표적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혈중 젖산 농도를 직접 측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정해진 테스트 프로토콜에 따라 운동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방식으로, 각 단계마다의 혈액 샘플을 채취 및 분석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또 다른 방법은 간접 측정 방식으로, 호흡 지표들의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젖산 역치 지점을 판별하는 것입니다.

좌측 그래프는 산소 섭취량(VO2) 대비 호흡량(VE)의 변화를, 우측 그래프는 산소 섭취량(VO2)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VCO2)의 변화를 나타낸 것입니다.
운동 강도가 증가함에 따라 포도당의 연소량 및 혈중 젖산 농도가 높아지고, 혈액의 산성화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호흡 중추가 자극을 받습니다. 이때 산소섭취량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호흡 패턴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를 통해 젖산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젖산 역치 지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직접 혈액을 채취하지 않더라도 호흡 데이터 분석을 통해 LT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닙니다. 현장에서는 두 방식 모두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LT와 트레이닝존
LT1 이하의 운동 강도에서는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어 피루브산이 젖산으로 거의 환원되지 않습니다. 혹은 젖산이 생성되더라도 다시 피루브산으로 전환되어 미토콘드리아에서 처리되거나 간에서 포도당으로 재합성되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습니다. 즉, LT1 이하의 강도에서는 젖산의 축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해당 운동강도에서는 피로를 최소화하면서도 오랜 시간 운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Zone 1과 Zone 2에서 이루어지는 저강도의 유산소성 운동이 이에 해당되며, LT1 이하에서는 LSD(Long Slow Distance)와 활동적 휴식(리커버리 운동), 가벼운 조깅 등이 권장됩니다.

LT1을 넘어선 운동 강도에서는 젖산의 생산이 분해 정도를 서서히 넘어서며 젖산의 축적이 이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직 산소의 공급은 원활하기 때문에 신체는 젖산을 여전히 젖산을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고, 유산소성 대사와 해당과정 모두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Zone 3가 이 영역에 해당되며, 마라톤 대회 페이스가 이 영역에 속합니다.
운동이 격렬해짐에 따라 LT2 이상의 강도에서는 유산소성 대사만으로는 운동 강도를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하기 어렵습니다. 주로 무산소성 대사를 통해 에너지가 생성되며, 신체는 더 이상 젖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없어 만들어지는 젖산의 양이 제거되는 양보다 급격히 많아집니다. 이러한 강도의 운동은 오랜 시간 유지하기 어렵고, 피로감이 더 빨리 발생합니다. Zone 4와 Zone 5가 이 영역에 해당되며, 주로 역치주(Tempo Run), 인터벌 트레이닝, HIIT(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 등이 권장됩니다.
그러니까 LT를 활용하자

혈중 젖산의 축적 정도에 따라 운동의 지속 가능 시간과 에너지 대사 시스템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LT는 트레이닝 기준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실제로 마라톤, 사이클링, 트라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등의 지구력 종목의 세계적인 선수들은 존을 5가지로 나누는 대신 LT를 기준으로 세 구간으로 나누어 트레이닝에 활용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트레이닝 존 구분에 대중적으로 활용되는 심박은 중요한 생체 지표이고 또 LT와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지니지만, 심박만으로는 존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심박의 변화 양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힘들지 않은 운동 강도임에도 움직이기만 하면 심박이 치솟는 사람이 있는 한편, 최대 강도에서 운동을 할지라도 심박이 현저히 낮아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존의 구분은 최대 심박수의 백분율로 표현되기 어렵습니다. 또한 심박은 사람마다, 상황마다 크게 요동칠 수 있습니다.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카페인을 섭취했거나, 스트레스가 많거나, 긴장을 많이 한 상태에서 운동을 한다면 심박이 치솟을 수도 있습니다. 심박의 변동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LT는 오늘날 운동 퍼포먼스 평가와 훈련 강도 설정에 있어 운동생리학과 스포츠과학의 핵심 개념이 되었습니다. 나아가 질병 관리 재활 프로그램에서도 활용되는 등 개인의 운동 능력을 정밀히 평가할 수 있는 기준으로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심박과 더불어 LT를 활용하여 보다 정밀하고 맞춤화된 존을 설정하고 트레이닝을 실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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